[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마지막 관문

〈제16보〉(210~230)=복잡하고 변화가 많은 판일수록 '마지막 1분' 싸움은 피를 말린다. 피차 오래 전부터 마지막 초읽기 속에서 사투를 펼치고 있는 상황. 이럴 때 좌상귀와 같은 '양패(兩覇)'가 있다는 건 흑엔 더할 나위 없는 복이다. 시간을 1분씩 연장해줄 뿐 아니라 팻감도 제공하는 보물창고이기 때문. 반대로 백의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다.

210으로 때려내자 흑은 좌상귀 팻감 보고(寶庫)에서 시간을 번 뒤 213, 215로 우변을 정리했다. 213으론 참고도 1, 3이 강력해 보이지만 4까지 패. 좌상귀 5엔 6으로 물러난 후 8로 역습을 가해 유리한 흑으로선 겁나는 변화다(7…?). 백도 216으로 흑 3점을 잡는 바꿔치기로 우중앙 전투가 끝났다.

이 교환 결과는 누가 보더라도 흑의 이득이다. 전국적인 형세는 반면(盤面) 10집 정도 흑이 앞서 있다. 221로 연결하고 227까지 살아가선 이제야말로 흑승이 결정됐다는 분위기. 하지만 '불굴의 투사' 이세돌은 또 한 번 230이란 혼신의 승부수를 던진다. 장쉬는 과연 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것인가. (219…?, 220…?, 225…211, 226…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