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귀신(鬼神) 바둑

〈총보〉(1~278)=이세돌에게 휘둘리다 패한 상대들은 "귀신에 씐 것 같다"며 탄식한다. 본인은 항상 "내용이 안 좋다"며 투덜대는데, 온갖 곡절 속에서도 승자는 언제나 이세돌이다. 마치 "세계 1인자는 어떻게 두어도 이긴다"는 걸 보여주려는 시나리오인 것만 같다. 특히 이 바둑은 단언컨대 LG배 연재 13년 사상 가장 짜릿하고 변화무쌍했던 일국이었다. 본란에 장장 18보(譜)에 걸쳐 해설한 바둑도 이 판이 처음이다.

LG배가 갖고 있는 몇 가지 징크스 중 하나는 아직 아무도 연패(連覇)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욱일승천 기세의 이세돌이 이 징크스를 딛고 2년 연속 우승컵을 안을 수 있을지가 올해 대회의 핵으로 등장했다. 장쉬는 이 판을 져 최근 국제 무대 6연패(連敗)의 나락에 빠졌다. 온몸을 내던진 사투 끝의 패배여서 큰 내상(內傷)을 입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사족. 243으로 참고도 1에 두는 수는 성립하지 않는다. 2로 끊긴 뒤 3으로 잇지 않고선 어차피 A의 절단이 불가능하기 때문. (139 163 187 211 225 235 273…133, 160 168 198 220 232 266 276…136, 164 188 212 226 236 272…140, 167 197 219 231 269…159, 207…195, 253…178, 278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