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곤마(困馬)4마리

〈제3보〉(31~51)=원성진은 실력에 비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기사. 13세 때 입단 후 4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렀고, 국제대회인 LG배에선 2년 연속 4강에 그치는 등 불운이 계속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신인왕으로 우승 물꼬를 튼 뒤 연말 천원전 제패로 마침내 정상의 일각을 점령 중이다. 꾸준한 페이스로 갈수록 상향곡선을 긋는 대기만성형.

33까지 연결하자 백도 34로 대해(大海)를 향해 나간다. 좌변 흑을 위협하면서 하변 흑을 압박하겠다는 뜻도 있다. 하변 백 역시 아직 완생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좌하귀 1의1을 좌표의 원점 삼아 흑백 4개의 곤마(困馬)가 중원을 향해 함께 비상(飛翔)하는 형상이다. 36은 급소이긴 하나 42로 뛰는 게 무난했으리란 평.

39로 보강하며 역습을 노리자 백도 42까지 자체정비를 서두른다. 다만 40으론 참고1도로 두고 싶다는 얘기도 나왔다. 47로는 내친김에 참고2도의 직선공격도 있으나 불확실하다고 보고 좌변부터 보강했다. 48, 50은 집으로도 큰 자리. 좌하 일대 공방이 대충 마무리되자 불길은 이제 상변 쪽으로 옮아붙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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