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경쾌한 발상(發想)

〈제4보〉(52~61)=리캉이 지금까지 한국기사들을 상대한 총 전적은 13승 6패. 거의 대부분이 국제대회 본선 아닌 통합예선서 기록한 것이어서 뛰어난 성적표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이번 LG배 통합예선에선 자국 선배 샤오웨이강(邵偉剛)을 결승서 꺾는 등 5연승, 본무대에 상륙했다.

52는 우중앙의 방대한 흑세를 의식한 수. 이 수로 54면 흑이 52, '가' 등을 선수해 그쪽을 봉쇄한 뒤 '나' 정도로 뛰는 것이 백으로선 겁난다. 그러자 이번엔 흑이 53, 55로 상변 백진을 깨기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백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원성진은 별 고민 없이 56, 58로 실리를 택한다. 참고1도 1로 바깥 쪽에서 젖히면 14까지가 예상되는데 공격이 여의치 않다고 본 것.

59, 61도 결과에 상관 없이 일단 경쾌한 착상이다. 상식적으론 참고2도 1, 3이 모두 절대의 착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수를 더 못질해야만 온전한 토치카가 건설된다. 백이 귀의 실리를, 흑이 중앙의 주도권을 추구하는 과정은 두 대국자 모두 상변이 별 요충지가 아니란 판단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백은 하염없는 장고로 빠져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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