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공포의 한류(韓流)

〈제7보〉(92~102)=원성진은 '중국리그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2006년 처음 을조리그에 나가 7전 전승을 거둔 뒤 지난 해 6승 1패를, 올해는 7전 전승을 마크했다. 소속 시안(西安) 팀의 갑조 승격에 1등 공신이 되면서 열광적 환대를 받았다는 후문. 3년 간 중국리그서 거둔 20승 중 17승이 중국 기사를 상대한 것이어서 현지에선 가위 '공포의 한류'로 통한다.

94는 수레의 뒤를 미는 느낌이지만 의미가 있는 한 수. 곧바로 참고1도 1이면 8까지가 외길인데, 94는 A의 곳에 미리 돌을 장치한 격이 된다. 그게 싫다고 흑이 95를 게을리 하면 백 97이 통렬하다. 아무튼 99까지 흑은 93을 발판 삼아 중앙을 얼렁뚱땅 틀어막는 데 성공했다.

백도 이 장면에서 '가'에 붙이는 따위로 노닥거릴 여유는 없다. 참고2도 6까지 중앙에 빵때림을 내줘 하중앙 대마가 위험해지기 때문. 이른바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100의 탈출은 그런 뜻에서 당연한 수. 101로 중앙을 보강했을 때 102 단수는 적기의 응수타진이었다. 흑은 고분고분 이어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