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승부 기질(氣質)

〈제10보〉(141~152)=원성진은 현재 외국어대 중국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기사. 원성진 외에도 박정상 윤준상 고근태 한상훈 등 기라성 같은 프로들이 같은 학과에 다니고 있다. 또 최철한(졸업) 이영구 백홍석 이다혜 등은 이 대학교 일어학과에 적을 둔 채 공부와 바둑을 병행 중이다. 이들로 한 팀을 꾸리면 세상 어떤 집단도 무섭지 않을 만큼 초호화 스타군단이 될 것 같다.

우변을 돌파당한 흑은 우상귀, 우하귀가 모두 바빠졌다. 일단은 141, 143으로 우상을 챙기면서 상대에게 "당신도 못 살지 않았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백의 응답은 144. 최규병 九단은 "이런 데가 원성진의 강점"이라며 감탄한다. 상대의 취약점을 거꾸로 추궁하며 버티는 승부 기질과 수읽기가 발군이라는 것.

145로 참고도 5까지 공략해 오면 14까지 되끊겠다는 생각이다. A와 B를 맞봐 흑이 곤란하다. 중앙 쪽 흑이 A로 끊긴다면 백 ? 3점을 잡아도 못 산다. 고심하던 리캉, 147까지 우하귀를 정비한다. 아무튼 백은 우상귀에 가일수가 필요하고, 그때 우하귀에 한 수 더 투자하면 집은 흑이 많지 않으냐는 표정. 과연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