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새 스타, 홍성지!

홍성지(21·사진)가 바둑계 새 스타로 탄생했다. 제4기 물가정보배 우승으로 생애 첫 타이틀을 목에 걸었고, 제3회 도요타덴소배 한국대표에 선발됐다. 타이틀 획득으로 2500만원의 우승상금을 챙기며 六단에서 七단으로 승단하는 기쁨까지 누렸다. 모든 것이 지난 한 주 동안 발생한 일. 바둑계에선 좀체 드문 '벼락출세' 케이스다.

27일 한국기원서 끝난 물가정보배 결승 3번기 최종 3국서 홍성지는 대회 3연패(連覇)를 노리는 이세돌과 전 판이 들썩거리는 난타전 끝에 203수 만에 흑 불계승, 2대1의 전적으로 우승했다. 23일 끝난 도요타덴소 대표선발전에선 원성진과 강동윤을 연파하고 소중한 국제대회 티켓을 손에 넣었다. 반면 7관왕으로 군림해 온 1인자 이세돌은 모처럼 실지(失地)의 아픔을 겪으며 6관왕으로 내려앉았다.

우승이 결정된 뒤 홍성지는 "부담 없이 두었다. 첫 결승진출을 우승으로 이끌어 기쁘다"며 "2년 안에 국제대회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랭킹도 7월 14위에서 8월엔 10위권 진입이 유력해졌다. 올해 25승 15패를 기록 중이며 국수전, GS칼텍스배 본선에 올라있다.

홍성지는 2001년 윤준상과 함께 입단한 프로 8년 차. 연구생 3조 신분으로 첫 본선무대서 프로의 벽을 뚫어 화제 속에 출발했지만 이후 활약은 신통치 않았다.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에 빠진 탓이었다. 이영구 윤준상 고근태 등 동갑내기들에 뒤처져 절치부심하던 그가 '대폭발'을 이룬 것은 극히 최근의 일. 물가정보배 준결승 및 결승서 이창호와 이세돌을, 바둑리그(24일)서 박영훈을 꺾어 7월 한 달 간 랭킹 1~3위를 모조리 제치는 놀라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