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흑(黑) 만족

〈제4보〉(49~58)=LG배는 다른 누구보다도 저우쥔쉰(28)에게 인연 깊은 기전이다. 제11회 대회가 벌어진 2006년 1년 간 한국 원정을 줄곧 함께했던 대만 팀 주무 정수칭(鄭淑卿)과 사랑에 빠졌다. 2007년 3월 벌어진 결승서 저우쥔쉰은 대만 바둑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14세 연상인 정수칭과의 결혼을 발표한다. 주례는 이듬해 대만 총통에 취임한 마잉주(馬英九)였다. 지난 3월 아들이 태어나자 저우는 "태양을 얻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49의 붙임이 강인한 수. 50 때 51로 또 한 번 늘어둔 점도 정수였다. 이 수로 참고1도 1 이하 7까지를 결행하는 것은 무리. 백 8, 10으로 두어 흑의 다음 수가 없다. 백도 이제는 52의 보강이 불가피하다. 55는 뒷맛이 좀 나빠 보이지만 참고2도 1, 3의 후속 수단을 노리고 있다.

57까지의 결과는 어땠을까. 유일하게 약한 말이던 좌상 귀 흑이 10집 가량 마련하며 안정했고, 57로 머리가 나와 있어 중원의 발언권도 확보했다. 흑의 만족스러운 처리란 뜻. 백은 중앙에 도열한 후원군을 배경삼아 58로 강력히 육박해 왔다. 이번엔 우변에서 한 바탕 흙먼지가 일어날 기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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