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차승원 카리스마 빛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완벽 투톱이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속된 말로 한 쪽이 '죽여주면', 다른 한 쪽은 빛 바래기 쉽다. 그러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는 일정 경지에 도달한 세 남자의 카리스마로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차승원 한석규의 독보적인 연기력과 관록은 관객들을 자유자재로 쥐락펴락한다. 여기에 금상첨화, 이 둘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엮어내는 곽경택 솜씨엔 절로 고객를 끄덕이게 된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연기력 양대 지존 + 명장 곽경택 감독 = 시사회'평점 9.5' 폭발적 반응

영화 또한 두 극명한 캐릭터 중심으로 전개된다. 승률 100%를 자랑하는 백성찬(한석규) 반장과 지능범 안현민(차승원)이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으로 18억원이 든 현금수송차량을 강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백 반장은 화려한 성적에 금가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 동물적인 본능과 광적인 승부욕으로 안현민의 목을 죄어가던 백반장. 그러나 급기야 안현민이 제주도 공항에서 600kg에 달하는 밀수 금괴를 탈취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눈앞에서 그를 놓쳐버린다.

이처럼 두 배우의 차가운 카리스마를 곽 감독이 뜨거운 숨결로 엮어낸 점이 '눈눈이이'의 최고 미덕이다.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스피디한 편집의 조화가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단순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적으로 만난 두 사람이 남자 대 남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결국 절대악에 맞서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가 신선하다.

특히 시사회 관객들이 명장면으로 꼽은 영화 후반부는 압권. 1963년작인 더 벤처스의 '파이프 라인'이 '도도히' 흐르는 가운데, 한 화면에 잡힌 두 배우의 '맞짱'은 관객들에게 그 어떤 반전보다 더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열 마디의 대사보다 단 한 번의 눈빛과 미세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만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서울 제주도 부산 등 전국 거대 도심을 과감하게 질주한 카 액션 장면은 '눈눈이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영화 오프닝과 중반부에 걸쳐 5분 여 동안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고난도 액션신은 범죄 스릴러로서 장르적 재미를 만족시켜 준다. 정교한 반전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다면, 한여름의 불쾌지수를 확 낮출 만하다.

개봉 전 전국 시사회에서 평점 9.5(10점 만점)의 폭발적인 반응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범죄 스릴러가 등장했다"는 시사회 평이 폭발적인 흥행력으로 이어져,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인기 바람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요일(30일)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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