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기본 사활(死活)

〈제6보〉(71~90)=저우쥔쉰은 꽤 오랜 세월 동안 대만의 독보적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감각이 좋고 재치 넘치는 바둑을 구사한다. 한국기사들과의 통산전적을 보면 이세돌과 2승 2패, 목진석 및 조한승과는 1승 1패의 호각세. 하지만 이창호와 박영훈에겐 각각 4연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읽기가 빠르고 난전에 강한 대신, 신중하고 계산에 밝은 상대를 만날 때는 고전했음이 상대전적에서 입증된다.

일단 71로 틀어막은 수는 당연. 72때 73도 기세의 반발이다. 이 수로 참고1도는 흑이 당한 모습. 이로써 우상귀에서 때 아닌 묘수풀이가 등장했다. 77때 78도 이 수뿐이다. 참고2도 1로 호구를 치면 8까지의 기본사활 코스로 패(覇)도 나지 않고 잡힌다. 79로 치중하고 80에 붙여 83까지 패를 내는 것이 이 형태의 정답.

패를 할 때 항상 주의할 것은 손해를 보지 않고 팻감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84, 87도 이런 '불문율'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90때가 선택의 기로. 팻감은 단순한 '집'의 크기만이 아니라 후속수단과 뒷맛까지 고려해야 한다. '가'로 받을 것인가, 아니면 우상귀 패를 해소하고 백의 침입군을 일망타진할 것인가. (86…80, 8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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