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로 튀어나온 갤러리

서울 광화문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C스퀘어 잔디정원에 투명 상자 갤러리 '디자인 큐브(Design cube)'가 들어섰다. 디자인 큐브는 '갤러리는 뒷짐지고 심각하게 작품 감상하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허무는 실험적인 전시공간이다.

생김새부터 유별나다. 언뜻 보면 사방이 유리로 된 구두닦이부스 같다. 크기도 낯설다. 가로 2.16m, 세로 1.28m, 높이 1.98m의 초미니 갤러리. 작다고 작품까지 허투루 보면 안 된다. 큐브 안에 전시되는 작품은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는 네덜란드의 '드록 디자인(Droog Design)'전. 드록은 네덜란드어로 '건조하다(dry)'는 의미. 디자이너 헤이스 바케르(Bakker)와 예술역사가 레니 라마커스(Ramakers)가 1993년 "노 디자인, 노 스타일(우리의 관심은 디자인도, 스타일도 아니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만든 디자인 그룹이다.

전시 작품은 테요 레미(Remy)의 '누더기 의자'와 로디 그라우만스(Graumans)의 '87개 램프 샹들리에'. '누더기 의자'는 버려진 옷을 쌓아올려 만든 의자로 디자인을 통한 예술적 재활용을 보여준다. '87개 램프 샹들리에'는 장식을 배제하고 평범한 전구 87개와 전선으로만 만들어진 조명이다.

한국디자인문화재단 주최로 올 연말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매달 작품이 바뀐다. 이달 말 드록 디자인전이 끝난 뒤 프랑스 작가 마탈리 클라세(Crasset), 국내 디자이너 송봉규, 이광호, 이장섭씨 등의 작품이 관객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