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흑(黑)5집 반 승

〈제12보〉(182~219)=2년 전 LG배 종료 직후 우승자 회견 때 이야기. "여자친구에게 낭보를 전했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저우는 우물쭈물하더니 "안 했다"고 답했다. 한국에 함께 내한했던 총무가 바로 그의 '여친'이었음이 훗날 밝혀졌다. 귀국 후 환영식장에서도 같은 질문이 쏟아지자 저우는 얼굴을 붉히며 "비밀"이라고 얼버무렸다. 힘들었던 모양이다. 결혼 발표를 늦춘 저우의 자업자득이었을까, 아니면 기자들의 눈치 없는 '직업의식'이 유죄일까.

모처럼 선수(先手)가 백에게 돌아왔지만 추격하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다 발라먹고 살점이라곤 거의 안 남은 뼈다귀를 던져준 격. 198은 정수다. 한 집이라도 더 벌겠다고 '가'에 두는 게 그럴듯한데, 그것은 참고1도 7까지 몰아둔 뒤 8의 치중이 있다. 이 거래를 실전과 비교하면 말할 것도 없이 백의 손해.

214도 보기보다 큰 자리였다. 이 수를 등한히 했을 경우 흑이 어디다 두는지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정답은 참고2도 1의 곳. 이 정도 시점에서 이렇게 선수로 알뜰하게 당해선 말이 안 된다. 이 바둑은 267수까지 두어져 흑이 5집 반을 이겼으나 승부와 무관하므로 219수에서 끊는다. (20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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