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은 '사랑스럽다' '귀엽다' '예쁘다' '독특하다'란 의미 아닌가요?"
소위 연예계의 4차원 스타 중 한명인 예지원. 그녀는 방송에서 노래나 춤으로 갑자기 자신을 표현해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귀엽게 느껴져 '4차원'이란 별명을 얻었다. 보통 4차원이란 상식적인 선을 뛰어넘는 엉뚱함을 말한다. 그런데 역시 예지원이다.
"4차원을 신경 쓰면 그건 4차원이 아니죠. 사실 이 단어를 이해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처음엔 어떤 의미인 줄 몰랐죠. 그래도 요즘은 긍정적인 의미인거 같아 좋아요."
예지원의 4차원적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감독 김정민)가 오는 목요일(14일) 개봉한다. 만능 엔터테이너 탁재훈과 함께 호흡을 맞춘 그녀는 트레이드마크인 노처녀 연기에 알코올을 추가했다. 술만 먹으면 필름이 끊기는 유진 역을 귀엽고 앙증맞게 때론 주신(酒神)이 들린 듯 리얼하게 연기했다. 자신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주는 훈남 탁재훈과의 코미디와 노련한 로맨스 앙상블 역시 멋들어졌다.
"유진이는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철들기 전 최미자와 비슷해요. 그런데 계속 철이 안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예지원은 철듦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서른 다섯살. 이미 혼기가 꽉 차고 넘었음에도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 남자보다는 일이 좋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를 만들고는 싶지만 결혼은 아직 생각 없어요. 그래도 아기를 낳으면 나 닮은 딸을 낳고 싶어요. 대신 저처럼 장난기는 없었으면…."
철없어 보이는 예지원이지만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 무겁다. 이것저것 고민과 걱정만 늘어나는 철 대신 그녀는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자유와 열정을 선택했다.
아마도 그녀는 국내에서 가장 부지런한 배우일 것이다. 작품과 상관없이 여느 배우들은 잘 하지 않는 재즈댄스를 꾸준히 연습하고, 가수나 하는 보컬 트레이닝을 사비로 받고 있다. 또한 쉬지 않고 하는 프랑스어 공부로 이젠 프리토킹도 자연스럽다. 프랑스어 실력 덕분에 프랑스문화원의 홍보대사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뭐 하나 대충하는 법이 없다. 모두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수준급 실력을 지녔다.
"제가 좋아해서 하는 거죠. 그냥 40대엔 조금 더 풍부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 때문입니다."
이런 예지원을 누가 '철없다' '4차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만 그녀의 식지 않는 열정이 만들어낸 귀여운 애칭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