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명품을 잡아라

억대 바둑판, 잉씨배 준결승 대국반(對局盤), 세고에(瀨越憲作) 휘호, 이창호 사인반(盤), 희귀고본(古本), 프로기사 지도대국…. 바둑 팬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만한 바둑명품 경매가 20일 한국기원서 열린다. 한국기원이 경품업체 (주)지지옥션과 손잡고 실시하는 국내 최초의 관련행사다.

바둑 관련 종사자들의 기증 혹은 위탁으로 경매장에 나올 물품은 총 48종. 온라인 입찰과 당일 현장경매를 병행하며 경매 시작가(始作價·최저가) 이상 최고가를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낙찰된다. 시작가 기준으로 최고액 물품은 현목 목상감 바둑판 '미죽'<사진>으로 무려 1억2000만원. 제작자 김종환씨에 따르면, 수령(樹齡) 1천 년이 넘는 호주 현목으로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바둑판으로, 나이테 수가 680개에 이를 만큼 재질이 조밀하다고 한다.

조훈현 九단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고 세고에 九단의 서예작품 '비룡(飛龍)'은 500만원, '괴물기사' 후지사와(藤澤秀行)의 친필 '기(氣)'는 300만원에서 시작한다. 2000년 제4회 잉씨배 준결승 이창호 대 창하오(常昊) 전이 두어진 바둑판엔 100만원의 시작가가 매겨졌다.

이밖에 50만원에서 경매가 시작될 지도대국은 차민수 四단 또는 이민진 五단과 대국 전 오찬을 함께 하고 기보도 제공받는다. 이번 행사 수익금은 2009년 꿈나무 기전 창설자금으로 전액 사용될 예정. 한국기원 하훈희 기전팀장은 "당초 기대보다 더 귀하고 다양한 물품이 나와 바둑에 대한 관심과 붐 조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