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승원, 짜릿한 흥행 쾌감을 즐기고 있다. 그가 한석규와 카리스마 맞짱을 뜬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가 최근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미이라 3' '다크 나이트' 등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 속에서 당당히 티켓파워를 입증해낸 셈이다. 그간 '아들'(2007년) '국경의 남쪽'(2008년) 등에서 농익은 연기를 펼쳤지만 스코어는 기대에 못미쳤던 게 사실. 특히 영화의 액션 쾌감에 열광하는 10~20대 관객들과의 소통은 흥행 이상의 값진 성과다. |
▶쿨한 '간지 승원'
"스타일 죽여주던데요!" "그럼 됐어요. 하하"
시사회 직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차승원은 '목표 달성했다'고 말했다. "감각적인 비주얼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촬영장에서 '간지 승원'으로 통했다. 차승원의 트렌디한 모습에 반한 스태프들이 멋진 스타일을 뜻하는 은어인 '간지'를 동원해 별명을 붙여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상황통제 100%의 지능범 안현민(차승원)과 승률 100%의 백 반장(한석규)의 두뇌게임을 다룬 영화. 차승원은 블랙수트 차림으로 그간 꼭꼭 숨겨놓았던 남성적인 매력을 마음껏 어필했다. 여기에 금상첨화, 차가운 눈 빛까지 더해져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한다. 영화 도입부에서 그가 백 반장을 이용해 현금수송차량을 터는 장면은 압권. 간 큰 지능범으로서 범죄 현장을 완벽 조율해내는 설정에 관객들은 열광하고 있다.
▶핫한 '연기부 부장'
인터뷰를 하러 들어서면서 배급상황부터 체크했다. 얼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화사 관계자로 알 정도로, 그 질문이 구체적이다.
차승원의 촬영 현장 출석률은 99%. 자신의 분량이 없어도 언제나 현장을 지켰다. 오죽하면 스태프들이 "개근상이라도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했을까.
신인배우한테도 찾아보기 힘든 순수 열정은 매 장면에서 빛이 났다. 베스트 신으로 꼽히는 한석규와의 전화통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차승원은 자신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장면에서도 직접 목소리 연기를 펼쳐 한석규의 감정 몰입을 최대한으로 끌어냈다.
그는 '촬영현장에서 배우는 스타가 아니라 연출부, 제작부와 같은 스태프처럼 프러덕션에 참여하는 연기부'라고 말하곤 한다. 깔아놓은 멍석에서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멍석을 같이 짜야한다는 이야기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범죄 액션 블록버스터를 내세운 영화인 만큼 편집과정에 유난히 힘이 많이 들어갔다. 덕분에 차승원도 녹음실에 불러들여가는 상황이 이어졌지만 얼굴 한번 안 찡그렸다는 후문. '여름날 먹는 시원한 냉면 한 그릇' 같은 영화 뒤엔 그의 뜨거운 연기열정이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 전상희 기자 scblog.chosun.com/frog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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