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마인드스포츠학과' 생긴다

국제적으로 확산돼가고 있는 '마인드스포츠'의 열기가 국내대학 캠퍼스 상륙으로 이어진다. 강릉영동대는 40명 정원의 2년제 '마인드스포츠학과'를 창설, 2009학년도부터 운영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대학에 마인드스포츠 전공학과가 들어서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마인드스포츠란 바둑, 체스, 브리지, 체커 등, 육체스포츠에 대립하는 게임을 총칭하는 용어. 이 중 체스와 브리지는 ARISF(IOC인정경기단체연합회), 체커와 바둑은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 회원이다. 체스는 세계적으로 무려 158개, 브리지도 103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다. 바둑과 체커 가입국도 각각 70개에 육박한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10월 초 베이징에선 제1회 월드 마인드스포츠게임스가 열릴 예정. 중국 장기를 포함한 5개 종목에 무려 150개국 3000여명의 선수가 올림픽 방식으로 자웅을 겨루는 IOC공인 매머드 행사다. 또 아시안게임에선 2006년 도하대회 때 체스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데 이어 2010년 광저우(廣州)대회 때는 체스와 바둑이 나란히 정식종목으로 메달레이스 대열에 참가한다. 마인드스포츠의 올림픽 상륙도 시간문제가 됐다.

이러다 보니 마인드스포츠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가간 경쟁도 갈수록 가열돼가고 있다. 각 분야별 게임학에 대한 각국의 연구도 상당히 활발하다. 한국에선 97년 명지대 바둑학과가 출범한 데 이어 올해 대불대 사회체육학부에 바둑학 전공과정이 신설됐다. 모스크바 대학 체육학과엔 체스전공이 존재한다. 대만의 한 대학에선 내년 9월 바둑학과 창설을 목표로 최근 사람을 보내 명지대 관계자를 자문한 뒤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 마인드스포츠 종목들을 총괄적 학문으로 발전시키려는 단계까지는 아직 어느 나라도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특정 분야의 기술 전수에만 그치지 않고 ▲엘리트 선수 육성 ▲지도자 양성 ▲저변확대 등을 하나의 교과과정으로 아우를 필요성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이를 표방하는 첫 전문학과가 한국에 등장한 것.

강릉영동대 마인드스포츠학과 창설을 주도한 현인숙 이사장은 지도자 양성에 최대의 역점을 둘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미디어 및 온라인 업체 등과 제휴를 통해 산학(産學)연계 시스템으로 관련산업 진흥은 물론 학생취업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현 이사장은 프로기사 서능욱 九단의 부인으로 현재 대한체스연맹 회장직도 맡고 있다.

한국의 '주력종목'인 바둑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마인드스포츠의 활용가치는 매우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로 아시아권에만 머물러온 한계를 극복할 찬스가 되리란 것. 명지대 바둑학과 김진환 교수는 "마인드스포츠가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이 바둑최강국 지위를 내세워 마인드스포츠 시장을 파고들 경우 1석2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