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좌충우돌

〈제10보〉(123~140)=추쥔은 현재 13라운드까지 마친 올해 중국리그에서 10승 3패를 마크, 천야오예(陳耀燁)와 함께 개인 최다승 동률선두를 달리고 있다. 추쥔의 맹활약에 힘입어 소속 팀 상하이도 2위에 나섰다. 김형우의 한국리그 활약상도 만만치 않다. 영남일보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는 작년 팀 우승에 주도적 역할을 맡았었고, 올해도 25일 현재 4승 4패로 제 몫을 다 하며 팀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긴박한 초읽기의 와중에 이번 보에서 기어코 사건이 터진다. 123으로 단수쳤을 때 124로 이은 수가 패착. 참고도를 보자. 1 이하 5까지 "잡을 테면 잡아보라"며 먼저 귀에서 궁도를 넓히는 수단이 유력했다. 그랬으면 패(覇)를 담보로 귀가 선수(先手)로 사는 형태여서 최소한 절반은 생환했을 것이다. 흑에겐 대응책이 없다. 김형우가 남은 16분을 몽땅 털어 부은 뒤 125로 치중해 간 수가 급소.

129로 결국 좌하귀 백이 몽땅 잡혔다. 물론 크게 망한 결과다. 하중앙 일대에 산재한 백돌들이 살 수만 있다면 모르겠는데 흑의 포위망은 견고하기만 하다. 당황한 백이 132부터 좌충우돌하기 시작했다. 쌍방 마지막 1분 초읽기 속에서 쫓고 쫓기는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반전(反轉)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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