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대마(大馬) 함몰

〈제13보〉(181~205)=김형우의 기풍에 대한 평 가운데는 이런 것도 있다. "행마가 종종 위험해 보이곤 한다. 그러나 그 허점을 찌르려 들면 의외로 만만치 않다. 곧 수가 날 듯한 장면에서도 묘한 괴력으로 방어해 낸다."

백이 △로 먹여쳐 온 장면. 183의 이음까지는 필연인데 다음 184의 보강이 불가피해 185까지 살았다. 184로 참고1도처럼 외곽에서 수를 조여봐도 6때 백에게 대책이 없다(4…◎). 188로 189에 치중하면 어찌되나? 참고2도 12까지 외길인데 흑이 아슬아슬하게 무사하다. 뭔가 될 듯 될 듯한 장면에서 상대를 미치게 만드는 '김형우 초식'의 한 전형이다.

190은 시간 연장책으로 둔 수. 정상적 진행은 '가'로 단수쳐 패(覇)가 나는데, 이 역시 팻감 부족으로 백이 못 견딘다. 내친 김에 192로 따내 상대 응수를 강요했지만 흑은 좌하 쪽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193으로 차단, 우중앙의 거대한 백 대마를 향해 총구(銃口)를 돌렸다. 과연 205에 이르니 백 전체가 두 눈(眼)을 낼 수 없는 모습. 끈질긴 추쥔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돌을 거두었다. (183…△,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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