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뉴스타 등장(登場)

총보(1~205)=마지막 승부처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190으로는 참고도 1로 단수치는 게 정수. 이렇게 두었다면 6까지 패(覇)가 난다. 하지만 흑은 실전보 '가'의 곳에 결정적 팻감을 갖고 있어 이 진행 역시 백이 못 이긴다. 이 패를 지게 되면 A의 부담까지 남아 백은 좌하귀 흑을 삼킬 겨를이 없다.

같은 20대지만 추쥔(26)이 '원로급 신예'라면 김형우(20)는 '꽃띠 신예'에 속한다. 중국 타이틀 무대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는 추쥔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김형우는 무슨 소리냐는 듯 씩씩하고 대범한 행마로 승리를 틀어 잡았다. 이번 LG배 1라운드서의 수훈에 힘입어 그 무렵 김형우의 국내랭킹은 무려 14계단이나 점프, 20위권에 진입했었다. 가위 사흘만 지나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만큼 발전한다는 젊은 준재(俊才)다운 약진이다.

이 판처럼 쌍방이 모두 마지막 초읽기까지 몰린 기보는 그 자체로 향기롭다. 흑은 97의 강수로 100의 실착을 이끌어냈고, 101에서 우위를 잡았다. 121의 실수로 잠시 흔들렸지만 124가 패착. 이후 흑의 완벽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새 얼굴' 김형우가 이번 대회서 어디까지 쳐 올라갈지 주목된다. (76…71, 183…180, 204…152, 205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