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울학교 이티' 출사표..."추석영화 책임지겠습니다"

"이제 추석 영화는 성룡이 아니라 김수로가 책임집니다." 영화배우 김수로가 극장 대목인 추석 시즌을 책임지겠고 공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11일, 김수로가 학원 코미디 영화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를 들고 찾아온다. 김수로 스타일의 시원한 유쾌함과 가슴 찡한 따뜻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울학교 이티'는 추석 시즌에 맞는 가족 영화다. "그동안 한국의 추석을 책임지던 성룡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추석 영화가 없어졌어요. 이제 그 자리를 김수로가 메우겠습니다. '울학교 이티'가 그 신호탄입니다."

김수로의 이런 시원한 자신감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SBS)를 통해 급상승한 인기나 단순히 코미디를 대표하는 배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명 시절 연극무대에서 쌓아왔지만 보여주지 못했던 정극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코미디 영화에서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박광춘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울학교 이티'는 무작정 웃다 끝나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과 심각한 청소년 문제들을 잘 짚어낸 드라마가 강한 영화다. 물론 이런 심각한 문제들은 김수로란 배우를 만나 웃음과 코미디로 전환된다. 김수로가 가지고 있는 코미디 이미지 때문이다. 이런 점은 성룡의 장점과 닮았다. 심각한 순간마저도 웃어넘기게 만드는 성룡과 김수로만의 매력 말이다. 그렇지만 과거 성룡이 그러했듯이 코미디 배우에겐 한편으론 반드시 풀어야할 큰 숙제일 수밖에 없다.

"제 코미디 이미지가 나쁘진 않아요. 오히려 관객들이 코미디 캐릭터라도 인정해주시는 게 고맙죠. 하지만 정통 정극 연기에 대한 무기들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알려지는 건 그렇지 않으니까 좀 안타깝죠." 그렇다고 그는 당장 코미디 연기를 버리거나 하진 않을 생각이다.

"아직 코미디의 정점을 못 찍었습니다. 정통 연기는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으니까 우선은 코미디로 승부할 겁니다."

김수로의 자신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울학교 이티'는 체육교사 천성근(김수로)이 퇴직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어교사로 변신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렸다. 또한 성적 지상주의와 경쟁으로 물든 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인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가슴 따뜻하게 표현했다.

"추석에 맞는 가족영화지만 이 영화는 진짜 선생님들이 꼭 봐주시면 좋겠어요. 체육교사 천성근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선생님들에게 시사하는 점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울학교 이티'를 시작으로 김수로가 매년 추석 한국의 가정에 어떤 큰 웃음과 재미를 전해 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