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민첩한 솜씨

〈제8보〉(70~79)=이창호와 조치훈은 지난 5월 초부터 불과 4주 사이 3회 연속 맞대결하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군웅할거의 국제무대에서 확률상 흔치 않은 일이다. 결과는 3국 모두 흑을 쥔 이창호의 3연승. 92년 한·일 정상 TV대결 첫 대면 후 통산 13차례 맞싸워 이창호가 11승2패로 앞서고 있다. 조치훈의 지명도를 감안한다면 다소 일방적 스코어라고 할까.

흑이 ?로 맞끊어 온 장면. '끊으면 뻗어라'로 배웠지만 여기선 상황이 급박하다. 연속 단수를 치면서 여유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참고1도는 어떨까. 이 그림은 백보다 흑의 소득이 더 커서 채택할 수 없다. 16분의 고심 끝에 조치훈은 70 이하 74까지 숨가쁘게 몰아간다.

78로 잇기에 앞서 76이 기민한 수. 참고2도가 백의 구상이다. 하지만 흑도 76 한 점을 잡기 전에 먼저 79로 끊어간 수가 또한 민첩했다. 한·일 양국의 간판들답게 스피디한 펀치를 교환하는 솜씨가 현란하다. 78에 22분을 쓰는 통에 조치훈의 시간이 벌써 바닥나기 시작했다. 79로 끊자 백의 응수가 쉽지 않다. 어디가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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