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9.12 03:16

놓쳐선 안 될 올해의 기획전

'내겐 너무 멋진 서쪽 나라'
■루마니아 뉴웨이브

최근 몇 년간 전세계는 루마니아 젊은 감독들이 거둔 성취에 탄성을 연발해왔다. 2005년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은 크리스티 푸이우의 '라자레스쿠씨의 죽음', 이듬해 같은 부문의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코르넬리우 포름보이우의 '그때 거기에 있었습니까?', 그리고 지난해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이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칸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관심은 정점에 달했다.

올해 부산은 세계 영화계의 새로운 수원지(水源地)로 등장한 루마니아 영화들을 '루마니아 뉴웨이브'라는 이름으로 집중 소개한다. 무려 12편이다.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재기발랄한 초기작 '내겐 너무 멋진 서쪽 나라', 리얼리즘의 대표주자 크리스티 푸이우의 '길 위의 비즈니스', 89년 혁명의 밤을 푸른색 영상으로 담은 라두 문티안의 '암호명', 신세대 유망주 아드리앙 시타루의 '기묘한 피크닉' 등이다.

'월광가면'
■아시아의 슈퍼히어로

'월광가면'(1958)은 1950년대 일본 텔레비전 시리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최초의 슈퍼히어로 '월광가면'의 극장판. 쌍권총으로 무장한 뒤 하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오토바이와 함께 등장해서 "싸우지 말고, 죽이지 말고, 용서합시다"를 외치는 착한 정의의 사도다. '라스틱맨'(Lastikman·2004)은 고무처럼 죽죽 늘어나는 능력을 가진 필리핀 슈퍼히어로다. 평소 나무를 좋아하던 착한 청년이 악당들에게 두들겨 맞고 나무 주변에 버려졌다가 고무나무의 힘을 얻어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이야기. 한국의 슈퍼히어로는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전'(1967)이다. 디지털 복원작업으로 40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최신 슈퍼히어로로는 말레이시아의 '치착맨2'(Cicakman2·2008)가 있다. 무심코 흡입한 바이러스 때문에 도마뱀의 능력을 가지게 된 영웅이다. 서구의 슈퍼히어로에 비해 조금은 덜 세련됐지만, 지역의 질서와 평화유지를 책임지고 있는 토종 슈퍼히어로들을 만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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