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극장의 소박한 영화 여행

이번 추석엔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목적지는 일본, 혹은 라틴 아메리카로. 과거로의 여행도 색다를 것 같다. 첫사랑의 풋풋한 기억이 애잔한 그때 그 시절이 문득 떠오르려 한다. 한 손엔 팝콘을, 다른 한 손엔 음료수를 들고 영화 여행을 떠나자.

■엉뚱 달콤 일본 여행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배우 중 하나인 오다기리 조가 도쿄 산책 영화 '텐텐'을 들고 나왔다. 8년째 대학생인 후미야(오다기리 조)는 84만엔의 빚에 쫓기는 신용불량자다. 그를 협박하던 대부회사 직원 후쿠하라(미우라 도모카즈)가 어느 날 후미야에게 도쿄를 함께 산책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대가는 100만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로 일상 속 유쾌함을 각인시켜준 미키 사토시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엉뚱 발랄한 따뜻함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영화관 '미로 스페이스(www.mirospace.co.kr)'와 '시네 큐브(www.cinecube.net) '스폰지 하우스(www.spongehouse.com)'에서 만날 수 있다.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한 창부를 통해 시대사를 짚어보는 '요코하마 메리'는 그녀가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도시 이야기를 3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재조명한다. 필름 포럼 (www.filmforum.co.kr)

■정열과 환희의 라틴 아메리카

아직은 더운 추석. 식지 않은 열기를 라틴 아메리카의 뜨거운 열정으로 다시 한 번 지펴보는 건 어떨까. '아트하우스 모모'는 11일부터 17일까지 '라틴 아메리카 영화제'를 연다.

60년대 혁명의 상징 체 게바라의 남미 종주 기록을 담은 월터 살레스 감독의 로드무비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카리브해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빔 벤더스 감독의 음악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스페인의 국민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열연한 '비포 나잇 폴스' 등 7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수줍고 애틋했던 그 시절

조금 시계를 돌려 과거 속 추억에 젖는다. 한효주, 이영훈 주연의 '달려라 자전거'는 왠지 어색하고 쑥스럽기만 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리는 묘약이다.

하정(한효주)은 어머니가 자살하는 등 우울한 가족사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순수한 대학생. 어느 날 헌책방에서 만난 아르바이트 직원 수욱(이영훈)에게 가슴 뛰는 설렘을 느낀다. 하정은 그 뒤 수욱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하정과 수욱의, 또는 나와 너의 아름다웠던 그때 그 시절을 '미로 스페이스'에서 되살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