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인터뷰(2)] 고은아, "나 역시 외톨이라고 느낄 때 있다"

"가제 '외톨이'라는 제목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어요. 누구나 세상을 살며 외톨이라는 느낌을 받잖아요. 저 역시 외톨이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사람들과 못 어울리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기도 하고요."

어떤 연기든 쉬운 것은 없지만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연기하는 것이 배우들에게는 큰 어려움 중 하나다. 특히 정신 이상자 연기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도 없고 온전한 정신으로 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많은 노력과 관찰이 필요하다.

고은아는 이번 히키코모리를 연기하기위해 "내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히키코모리는 실제 존재하는 현상이기때문에 과장되거나 내가 편한 대로 연기할 수 없었어요. 자료도 구하기 쉬워 많이 봤지만 촬영에 들어가기 전 정신과에서 우울증 검사를 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병원에 다녀온 사실이 잘 못 알려지게 되면 연예인으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일. 때문에 주위에서는 말렸지만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내고 싶었던 고은아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고은아는 "병원에서 우울증 검사 결과가 극단적으로 나왔다. 우울증, 조울증이 있고 이중인격자로 나왔더라"며 "의사선생님께 '저는 사회에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우울증과 조울증은 누구에게나 다 있는 것이고 내가 그만큼 예민하다는 결과라고 하셨다. 또 이중인격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다른 거니까 나도 인정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는 극과 극이에요. 일 할 때와 혼자 있을 때, 친구들과 있을 때는 다르죠. 활발할 것 같지만 저는 혼자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요. 쉽게 다가오려는 사람을 보면 상처를 받을 까봐 겁부터 나요. 누구나 다 외로움이 있다고 하지만 연예계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무서움을 알기 때문에 외로워도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워하게 됐어요. 영화 속 수나 역시 밝았지만 주위에서는 그의 속마음을 몰랐기 때문에 그 아이는 더욱 구렁텅이로 빠진 거에요. 저는 이런 부분에서 저와 닮았다고 느꼈어요. 수나를 만드는 과정에서 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마음을 먹고 영화에 임했죠."

당시 고은아는 자신을 캐릭터 분석을 위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자신에게 있는 외톨이의 감정을 격하게 표출한 것. 고은아는 우울증 검사 결과를 통한 자신의 상태와 그 상태에 대한 의사의 설명을 통해 치료 방법과 우울증 자체에 대한 이해를 얻고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제가 처음에 병원에 가기 어려워했던 것처럼 주위의 시선때문에 큰일 아닌 것도 더 크게 번질 수 있다. '외톨이'를 보신 분들은 그런 선입견이 없어질 것 같다. 주위 사람이 우울증을 겪는다면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고은아는 '3대 악재'라고 말할 정도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며 우울증에 걸리 법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데뷔해 일찍부터 험난한 일들을 겪어낸 고은아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성숙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예전에는 달리기만 했다면 이젠 내 스스로의 템포를 조절해 가면서 걸을 수도 있게 됐거든요. 앞으로 하고싶은 것이 많지만 대학은 아직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생각이 없고요 나중에 미술공부는 꼭 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