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술래잡기

〈제10보〉(90~102)=바둑이란 이름의 기예(技藝)는 몇 살 무렵이 절정기이며 1인자의 수명은 몇 살까지일까. 이 의문을 풀어줄 적임자로 이창호만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13살 나이에 치국(治國)하고 스물도 안 돼 평천하(平天下)를 이룰 만큼 절대적 존재였던 이창호는 고작 서른을 넘기면서 이세돌에게 추월당했다. 그가 만약 정상 재복귀에 실패한다면 바둑 최고수의 '정년(停年)' 개념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진다.

90의 따냄은 최선. 이 수론 참고1도 1, 3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4까지, 흑이 상변과 중앙을 모두 타개한 형태여서 불만이다. 94까지는 필연. 아직 양분된 흑 대마는 둘 다 못 살아있다. 그러나 95에 한 번 붙여놓고 99로 마늘모하니 백이 오히려 피곤한 모습으로 변했다.

일단 100은 불가피하다. 이 수로 참고2도 1로 틀어막는 것은 2 이하 6까지 상변 백이 먼저 갇힌 자세가 된다. 101로 머리를 내밀어 중앙 백 세력이 허물어졌다. 뭔가 '한 건'을 올리지 못하면 백이 집으로 부족한 국면. 조치훈이 혼신의 힘을 다해 102에 붙여갔다. 누가 '술래'인지 모를 어지러운 '술래잡기'가 계속된다.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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