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경, 데뷔 12년차 신인...최고 여배우들 아역 도맡아

"톱스타 아역은 다 했어요."

영화 '신기전'(감독 김유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방옥 역의 신인 배우 류현경. 멋지게 활을 쏘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그녀는 사실 신인 아닌 신인이다. 아역 시절을 포함하면 데뷔 12년차의 베테랑 연기자다.

류현경은 어려서부터 당대 최고 여배우들의 아역을 도맡아 할 정도로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을 자랑했다. 영화 '깊은 슬픔'에선 강수연, '마요네즈'의 최진실, 드라마 '곰탕'의 김혜수, '행복의 시작'에선 고소영의 아역을 연기했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최고 아역 연기자였다.

그러나 성인 연기자로 변신하면서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진 못했다.

"가끔 속상하기도 했어요.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연기를 해왔는데 이미지 변화가 심해서 그런지 얼굴을 잘 기억 못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류현경의 속상함은 곧 배우에겐 큰 장점이다. 소위 말하는 '천의 얼굴'의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자신의 색깔보다 작품에 맞는 캐릭터를 살리는 데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한다. 실제 '신기전'의 방옥 이미지와 그녀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드라마 '김약국의 딸들'(MBC)에선 차분하지만 한 많은 막내 딸 용옥 역으로, 왈가닥 방옥과 같은 배우인가 생각이 들 정도다. 4일 개봉한 '신기전'은 현재 흥행에 파란불을 켜고 관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마도 이번 작품은 그녀의 작은 걱정을 털어버릴 것으로 보인다. '신기전'이 류현경의 얼굴과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기 때문. 신궁에 가까운 활 솜씨와 액션, 선머슴 같은 왈가닥이지만 누구보다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방옥은 주인공인 정재영 한은정 못지않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눈물을 자아내는 사랑 연기가 일품이다.

"어려서부터 연기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더 깊어졌어요. 앞으로 5년 동안은 아무생각 없이 연기에만 몰입하고 싶어요."

그녀는 연기를 위해 연애도 안하겠다는 다짐이다. 30대 까지는 남자에게 눈길을 돌리지 않겠단다. 누구보다 연기에 목말라 있는 류현경의 다음이 기대된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