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톨이' 히키코모리역...1년만의 컴백 고은아

고은아가 오랜 공백기를 딛고 돌아왔다.

무대는 18일 개봉된 공포영화 '외톨이'(감독 박재식). 밝고 천사 같았던 한 소녀가 갑자기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의 상처를 통해 가족의 잔혹한 비밀과 슬픈 복수가 드러나면서 관객에게 서늘한 공포를 안겨준다.

고은아가 맡은 배역은 주변 사람을 공포로 몰고 가는 히키코모리 정수나다. 처음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매력을 느낀 고은아는 박재식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수나는 나 아니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고은아는 2007년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로 충무로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성숙한 연기력과 각종 CF에서 보여준 상큼하면서도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인기상승 곡선을 달리던 찰나 갑자기 자의반 타의반 찾아온 1년여의 휴식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을 터. "데뷔 이래 한번도 쉬지 않았잖아요. 지난해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휴식기를 갖게 되면서 많이 힘들었죠. 그때의 느낌이 '외톨이'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것 같아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녀가 히키코모리로 변해가는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스트레스때문인지, 다이어트를 안해도 살이 저절로 빠졌다. 그래도 넉달간의 현장 경험은 그녀에게 그 어떤 비타민보다 더한 활력을 안겨주었다. 스태프들과 함께 호흡하며, 더이상 외톨이로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했다. 캐릭터도 도전해볼만한, 매력적인 요소들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비밀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서, 관객의 긴장감과 공포를 끝까지 책임져야한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꼈다. 촬영을 끝낸 뒤 가벼운 우울증이 생겼을 정도로 수나란 인물에 푹 빠져 보냈다.

"색다른 공포영화죠. 마지막 반전도 기대해 주실 만하고요."

힘차게 '외톨이' 자랑을 하는 모양새를 보니,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젠 신나게 달릴 일만 남았다"는 고은아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