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트럭'서 첫 단독 주연...코믹 벗고 서민적 친근함으로

"그동안 오버하는 코미디 연기 한적 없다."

스릴러 영화 '트럭'(감독 권형진)에서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유해진의 당당한 일성이다.

영화 팬들은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 '마파도' '왕의 남자'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 등을 통해 유해진을 코미디 배우로 기억한다. 구수하면서도 절로 웃음이 배어나오는 사투리에 서민적이면서 친근한 얼굴 표정에 모두 배꼽을 잡았던 기억들이 있다. 그런데 그는 과장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코미디 캐릭터를 연기했지 오버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한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돌이켜보면 유해진은 코미디 상황 속 정극 연기를 주로 해왔다. 친근한 외모에서 수시로 변하는 얼굴 표정에 유해진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가 융합해 관객의 웃음을 뽑아냈다.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이장과 군수' 등에서 그는 한없이 진지하지만 절로 웃음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 '트럭'이 조금 걱정된다.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데 관객들이 제가 너무 진지해서 좀 어색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다. 유해진의 장점은 코미디 이미지가 아니라 큰 서민적 친근함과 뛰어난 연기력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로 연기자답게 연기를 위해 실제로 1종 대형 면허를 땄다. 촬영 전에도 운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아 진짜 트럭 운전수다운 실력을 쌓았다. 그런데 노력으로 안되는 게 있었다. 바로 아버지 역할이었다.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아이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아버지 심정을 표현해야 했죠.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라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밤샘 촬영에서 느끼는 육체적 피로감보다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하는 게 더 힘들었어요."

그의 고민이 반영된 듯 아버지 연기는 자연스럽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공포심과 아이에 대한 절박함, 시체를 버려야 한다는 긴장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이 유해진의 얼굴에 그려진다.

'트럭'은 아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시체들을 버려야 하는 서민 트럭운전수 철민(유해진)이 우연히 연쇄살인범 영호(진구)와 동승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을 그리고 있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를 연출한 권형진 감독의 두번째 작품으로 25일 개봉한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