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장고(長考)교환

 

 

〈제2보〉(12~21)=김형환은 2002년 입단한 프로 7년 차. 신예기전 본선에 세 차례, TV속기전 24강에 한 번 진출한 것 외엔 별반 내세울 실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LG배서는 왕레이(王雷) 딩웨이(丁偉) 윤기현 나카노(中野寬也) 등 한 중 일 강자들을 연파한 뒤 본선 1회전에선 중국 랭킹 4위 쿵제(孔杰)마저 제압, 대파란을 몰고 왔다. 과연 일본 톱스타 야마시타까지 꺾어 '새로운 별'로 탄생할 수 있을까.

?은 적세(敵勢)가 강한 곳에 뛰어들어 불리한 싸움을 자청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었다. 12, 14는 예상대로의 강력한 공격. 15로 충분하다는 생각이었지만 16의 압박이 통렬하다. 17로 비켰을 때 18의 붙임이 또 재미있는 수. 여기서 손길이 15분이나 멈춘 것을 보면 흑으로선 꽤 난처했던 모양이다.

참고1도 1, 3의 반발은 8까지 백이 만족스런 그림. 그렇다고 참고2도 1로 물러서자니 4까지 역시 흑의 형태가 너무 옹색하다. 고심 끝에 19로 두점머리를 스스로 얻어맞는 '헤딩'을 선택했다. 20때 21로 젖혀 한바탕 싸워 보자는 것. 흑이 이토록 강한 저항으로 나올 줄은 예상 못했던 듯, 이번엔 야마시타가 하염없는 장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