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왕 이미지 살짝 깨고 싶네요"

19일 오후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누군가 다시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 전까지는 이 꼬리표가 없어지지 않겠죠?"라고 푸념하면서도 "전도연의 정점을 '밀양'으로 보는 사람들의 선입관을 살짝 깨고 싶다"며 웃으며 말했다. '칸의 여왕'이라는 부담스러운 수식어마저 자신이 넘어야 할 산임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

그녀의 복귀작은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25일 개봉). 헤어진 연인(하정우)에게 빌려줬다가 못 받은 350만원을 핑계로 1년 만에 옛 애인을 찾아가는 깍쟁이 노처녀 희수 역이다. 격렬한 감정을 토해냈던 '밀양'의 신애 역에 비하면 얼핏 심심하다고까지 생각할 수 있는 캐릭터. 전도연은 "신애 역할이 너무 힘들어서 다음 작품은 좀 편안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 했다.

하지만 '죄'와 '구원'이라는 전작의 육중한 주제에 버거워했던 관객 입장에서는, 가벼운 단편소설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는 "뻔하게 만나고 헤어지는 상투적인 멜로가 아니라 차별화된 로맨스"라며 '멋진 하루'를 소개했다. 또 "실현이 되든 안되든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일기를 쓴다"고 자신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주인공 희수는 얼핏 보면 제멋대로인 캐릭터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삶을 치열하게 사는 아이. 나랑 공통점이 많다"며 캐릭터에 끌린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