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고고70'하면서 5년치 마실 술 다 마셨어요"

"'고고70' 하면서 5년치 마실 술 다 마셨어요."

영화배우 조승우가 화투짝을 버리고 마이크와 기타를 잡았다. 영화 '타짜'에서 고니 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조승우가 '고고70'(감독 최호)에선 밴드 데블스의 리더 상규 역으로 폭발적인 가창력과 기타 연주 솜씨를 뽐냈다.

뮤지컬 배우로도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승우라 음악 영화인 '고고 70'이 그에겐 다른 작품보다 익숙하고 쉬웠을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에 기타를 처음 배웠어요. 손가락에 물집을 달고 살았죠. 노래도 혼자 부르는 건 원래 안 좋아하는데 밴드 영화라 할 수 있었습니다. 홍대 앞에서 진짜 밴드 생활을 8개월정도 했습니다."

조승우는 실제 인기밴드인 '더 문샤이너스'의 차승우와 뮤지컬, 연극 배우 출신 멤버들과 매일 기타 공부와 보컬 연습, 실제 공연을 하면서 영화배우가 아닌 밴드로서의 삶을 살았다.

"제가 술이 센지, 그것도 독한 술에 강한 줄 처음으로 알았어요. 멤버들과 음악하고 술 마시면서 정말 친해졌어요."

'고고 70'이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음악 영화일 수 있는 이유다. 조승우는 뮤지컬 배우임을 빌어 적당한 노래와 연주로 관객을 속이려 하지 않는다. 진짜 밴드 데블스가 영화 속에서 살아 숨쉰다. 완벽한 팀워크와 연주 호흡은 기본에 팀원간의 진한 우정과 쓰라린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준비한 시간이 1년인데 제 영화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했어요. 시나리오 초고가 나오기 전부터 스태프처럼 참여하면서 마지막까지 옆에서 지켜봤죠. 내 자식이라고 할 수 있죠."

조승우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여러 군데에서 드러난다. 극 중 노래인 '유 갓 미 배드'(U got me Bad)를 직접 작사하고, 메인타이틀 곡 '청춘의 불꽃'의 제목을 만들었다. '고고70'은 1970년대 한국사회에서 소울 음악의 선구자로 걸어온 밴드 데블스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물론 그 안에는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도 포함된다. 그러나 배경이 과거라고 2008년을 살아가는 청춘에게 전달하는 목소리가 다르지는 않다. 현재의 힘겨운 청춘들에게 록 밴드 데블스와 조승우가 전하는 정열과 뜨거움은 생생하다. 조승우 역시 이점을 뿌듯하게 생각한다.

"'고고70'은 시대와 음악 그리고 드라마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영화를 통해서 짧게라도 청춘을 뿜어낼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