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회 LG배 세계기왕전] 명의(名醫)찾기

〈제8보〉(81~92)=이번 LG배는 김형환에겐 국제대회 본선 데뷔무대에 해당한다. 2004년부터 3년 연속 삼성화재배 통합예선 결승서 모두 중국기사들에게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9회 때 차오다위안(曹大元), 이듬해엔 조선족 퍄오원야오(朴文堯), 11회 때는 천야오예(陳耀燁)가 차례로 그를 막아섰다. 하지만 이번 LG배에서 딩웨이(丁偉) 왕레이(王雷)를 꺾고 본선의 꿈을 이룬 뒤 첫판서 강타자 쿵제(孔杰)까지 눕혔으니 맺혔던 한을 푼 셈.

81로 참고1도 1이면 10까지가 예상된다. 빅이 되건 패(覇)로 버티건 흑이 망한 모습. 우중앙 백의 외곽이 워낙 두텁기 때문이다. 83으로 그냥 살려고만 하면 방법이 없지는 않다. 참고2도 17까지 간신히 두 눈이 나는 것. 하지만 좌상 일대를 이렇게 알뜰하게 내주고 후수로 살아선 이른바 생불여사(生不如死) 꼴이다.

그래서 적진 속에서 83부터 눈물겨운 '타개작전'이 시작됐다. 91까지 돌파엔 성공했지만 정작 중요한 두 눈(眼)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92가 놓인 시점에서 이 흑을 살려낼 명의(名醫)는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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