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고고70'서 숨겨놓았던 열정 온몸 표현

 

'열정은 이제 시작이다.'

영화 '고고 70'(감독 최 호)에서 '미미와 와일드 걸즈'로 출연한 신민아. 그녀가 연기한 미미는 70년대의 섹시 아이콘 또는 최고의 '날라리'다. 그러나 호칭이 뭐든 상관없다. 미미가 곧 열정이고 신민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순한 소녀, 수줍음 많은 새침데기 정도로 느껴졌던 신민아가 영화에서 신나게 춤을 춘다. 그런데 보통 춤이 아니라 정말 흥겨워 하는 얼굴이 마치 사랑에 빠진 여인처럼 광채가 난다. 음악에 빠지고 춤에 빠지고 열정에 빠진 게 스크린에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몰랐는데 1970년대 복장이 은근히 노출이 심해요. 미니스커트 열풍이 불었던 시대이니까, 밤 문화는 더 했죠. 의상이 너무 짧아서 처음엔 브래지어에 팬티만 입는 거 같았어요." 짧은 의상 때문에 부끄러워서 춤 동작뿐만 아니라 연기도 어색했다. 그런데 촬영이 계속 되고, 춤 연습을 하면서 차츰 의상도 편해졌다.　"계속 부끄러움이 남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예 과감하게 보여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에서 어설픈 걸 보여줄 순 없잖아요."

이렇게 신민아는 정열의 여신 미미로 변해갔다. 3개월 동안 매일 6시간이 넘도록 춤 연습으로 땀을 쏟았다. 심지어 탈진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날 촬영장에서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촬영 중간에 '내가 미미가 됐구나' 느낌이 갑자기 왔어요. 정말 내가 미미처럼 관객으로 출연한 보조출연자들을 자연스럽게 리드하고 있더라고요." 모두가 그녀의 열정에 빠져든 것이다.

"어려서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거 좋아했어요.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고고 70'으로 실컷 놀았으니까 이번에 소원 풀었죠."

왜 그동안 이런 에너지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안타깝다. 배우에게 타이밍이 중요하듯 신민아도 이제야 숨겨놓았던 열정을 터뜨릴 기회를 만난 듯하다. 눈 깜빡했는데 지금의 위치에 와있는 것 같다는 신민아. 자기도 모르게 빠르게 시간을 보내왔다. 벌써 데뷔 8년째인 신민아에게 '고고 70'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어릴 때 데뷔해서 재미있게 연기를 해왔는데 열정을 쏟진 못한 거 같아요. 지금도 연기가 재미있지만 '고고 70'을 하면서 깊이가 달라진 거 같아요. 일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고 싶어요."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

영화 '고고 70' 본지 기자 평점 　▶조승우 신민아 배우들의 신명나는 난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전상희 기자> ▶대한민국에 지금까지 나온 음악 영화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단 음악에 드라마가 묻혔다. ★★★☆ <박종권 기자> ▶1970년대뿐만 아니라 2008년의 청춘들도 뜨겁게 공감할 수 있다. ★★★ <이희진 조선닷컴 ET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