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 영화계도 '울상'...부산국제영화제 첫 적자

환율 폭풍이 영화계도 강타했다.

최근 환율이 폭등하면서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영화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10일 막 내린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상치 못한 환율 급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했지만 환율 인상에 따른 운영비 급상승으로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로부터의 필름 수급은 항공 택배가 기본이다. 여기에 분실, 도난 및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꽤 많은 돈을 쏟는다. 또 영화제를 위해 해외에서 공수하는 각종 장비와 인력도 있다. 게다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인 만큼 해외 초청 게스트에 대한 지원 비용도 늘어났다. 모두 달러 결제였다.

외화를 수입하는 영화 수입사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영화 개봉 편수가 줄면서 그 자리를 많은 외화가 메우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연스럽게 손익분기점이 상승한 것이다. 가뜩이나 관객이 줄고 있는 극장가에서 직배사의 블록버스터가 아닌 외화들이 관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 더 많은 홍보마케팅 비용을 써야한다. 수입사로서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영화수입사인 마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일찍 라인업을 구성해 수입을 마친 몇몇 수입사들은 당장의 환율 급등은 피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환율이 지금과 같다면 수입사 입장에선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해외 합작 영화를 준비하는 영화사들도 환율에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CJ엔터테인먼트는 중국 광전총국과 합작해 '소피의 복수'를 제작한다. 중국 출신 할리우드 스타 장쯔이가 주인공을 맡고 국내의 한류스타를 묶어 중국 측에서 주요 제작을 진행한다. 아직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환율 폭등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현지 법인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외에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필름 가격의 상승 압박은 영화계 전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시네마의 보급률이 낮은 편이라 한국영화, 외화를 막론하고 영화 개봉에 필요한 프린트 필름 제작비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