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경기는 누구나 직접 즐긴다는 게 장점"

전 세계 143개국 4000여 명에 달하는 '두뇌스포츠맨'이 베이징에 모여 한창 열전을 펼치고 있다. 18일까지 계속될 제1회 세계마인드스포츠게임즈(WMSG)는 육체 스포츠와의 양립을 겨냥 중인 국제마인드스포츠협회(IMSA)가 주도하는 대회. 이 행사의 탄생 배경, 마인드스포츠의 미래 전망 등을 들어보기 위해 호세 다미아니(69·프랑스) IMSA 회장 겸 세계브리지협회 회장을 찾았다. 인터뷰는 그가 투숙 중인 베이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이루어졌다.

―IMSA의 탄생과 이번 대회 창설 배경은.

"마인드스포츠 종목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림픽에 버금가는 행사를 하기로 뜻을 모아 2005년 4월 결성됐다. 체스 브리지 바둑 체커 등 4개 종목 관계자들이 함께 노력한 결실이 바로 이번 행사다.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가 산하 가입단체인 이들 4개 외에 중국장기도 포함시키자는 IMSA 제안을 수용함으로써 5개 종목으로 개막하게 됐다."

―앞으로도 올림픽이 개최되는 매 4년마다 대회가 열리나.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몰아닥치고 있는 금융대란으로 인해 장담하긴 힘들다. 이번 대회는 중국 정부와 스폰서가 큰 몫을 맡아주었다. IOC와의 협의도 거쳐야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체스와 브리지는 이미 IOC 인정종목에도 들어있다."

―육체 스포츠는 관중과 함께 호흡하며 온몸으로 감동을 연출한다. 대회를 지켜보면서 마인드 경기는 이런 몇 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약점을 극복하고 뻗어나갈 수 있을까.

"육체스포츠는 선수 따로, 관중 따로인 데 반해 마인드 경기는 모든 동호인들이 직접 즐길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육체스포츠가 가능한가. 육체스포츠 쪽은 인터넷 친화적인 마인드 스포츠를 몹시 부러워하고 있다. 관중 동원 문제도 연구 중이다. 경기 중 웹 카메라나 음향시설을 설치해 현장감을 높일 생각이다."

―많은 마인드 종목들이 동호인층의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져 가는 점을 걱정하더라.

"사실 그 점이 고민이다. 내 생각엔 학교에서 마인드 게임을 가르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브리지나 체스를 잘하는 학생들이 학과공부도 우수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각국 고위층을 만날 때마다 그런 설명을 해 준다."

―금메달 수가 체스는 10개, 브리지는 9개인 데 비해 바둑은 6개뿐이다. 전 세계 동호인수가 1억 명으로 추산되는 바둑을 푸대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바둑 가맹국 수가 72개에 이른다지만 실질적으론 한·중·일 3개국만의 잔치다. 이번 대회 출전자 수도 브리지가 90개국 2500명, 체스가 69개국에 630명인데 바둑은 53개국 590명 선이다. 앞으로 더 연구해 볼 생각이다."

―마인드 스포츠의 영역은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되나?

"몇 개 단체에서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마작 등 운(運)이 개입되는 종목은 대상으로 삼지 않을 생각이다. 브리지처럼 똑같은 패(牌), 즉 똑같은 조건 아래 머리로 경쟁하는 종목들이라야 추가로 받아들일 것이다."

―개인적 경력은? 어떤 종목을 가장 즐기나.

"물론 브리지다. 젊은 시절 프랑스 국내 대회서 3차례 입상했고 유럽대회에도 출전해 봤다. 정유회사를 거쳐 스포츠와 커뮤니케이션 융합사업을 하다가 몇 년 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2년 전 한국을 방문했는데 정성껏 환대해줘 감사한 기억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