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조난실역 김혜수, 최고의 모던걸 향한 열정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모던보이'의 김혜수. 　자칭타칭 청룡의 여인으로 오랜 세월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스타답다. 　121분 러닝타임 내내 그녀는 스크린을 꽉 채우면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그 비결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조카와 놀다보니 절로 다이어트

★노하우 1=숨 쉬기 운동으로 섹시 몸매를 관리?

젓가락 운동밖에 안 한다는데, 몸매가 완벽 에스라인이다.

"여행 다녀오면 살이 쪄요. 지난 6월부터 두달 여간 오스트레일리아와 헝가리를 거쳐 독일에 계시는 이모부네를 돌았거든요."

먼 길 떠나면 밥을 더 열심히 챙겨먹는데, 인터뷰 몇 번 하고 화보 촬영 하면 몸무게가 원상 복귀된다. 요즘은 조카들과 놀아주다보니 저절로 살이 빠지더라는 설명이다. 두살 안팎의 조카들을 하루 종일 안고 있다보니 팔목 인대가 다 늘어났다.

피부 관리도 특별한 비법이 없다. 기초 화장품은 다양하게 섞어서 쓰고, 자신이 오래 모델로 활동했던 브랜드 제품도 애용한다.

독서와 그림으로 외로움 떨쳐내

★노하우 2=외로움은 덜어내고 내 안은 채운다

배우란 직업은 유독 외로움을 탈 만한 공간과 시간에 놓이는 일이 종종 있다. 그녀는 그럴 때마다 책을 찾는다. 잡지에 나온 신간 소개는 꼭 챙겨보고, 한번 좋은 작가를 접하게 되면 그의 책을 하나하나 읽어나간다. 요즘엔 에밀 아자르에 빠져있다.

그녀의 독서법은 아주 자유롭다. 한꺼번에 몇 권씩 번갈아 가면서 읽기도 하고,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독파하기도 한다.

그림도 그렇다. 최근 미술전문지에 당당히 자신의 그림이 소개되는 '영광'을 누렸는데, 그 또한 갑자기 느낌이 올 때 붓을 든다.


★노하우 3=경성의 신비 여인 '조난실' 되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에서 김혜수는 정체를 알수 없는 신비로운 여인, 조난실로 나온다. 극중 직업이 수시로 바뀜에 따라, 그녀도 고난도 댄스 훈련을 받아야했다. 발톱이 빠지는 수난은 기본. 보컬 트레이닝을 거쳐 노래 실력도 뽐냈다.

"정지우 감독님은 아주 섬세하고 굉장한 인내력의 소유자에요. 이렇게 조용하면서도 역동적인 현장은 처음 경험해봤어요. "

'사랑니' 등 정 감독의 전작들을 감동깊게 봤다. 우연히 기획중인 기대작으로 소개된 '모던보이'를 보고 욕심이 났던터에 시나리오를 받고 무척 기뻤다. 특히 완벽한 오픈세트와 미술 작업 과정을 소화해낸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한마디로 황홀한 경험이었다.

도약보단 조금씩 발전하고 싶어

★노하우 4=한걸음씩 나아간다

86년 '깜보'로 데뷔했으니, 강산이 변해도 몇 번은 변했을 시간이다.

"배우는 매번 선택하는 동시에 선택당하는 존재죠. 항상 모든 상황에 대해 막연한 준비를 해야해요. 인내와 기다림을 어떻게 질적으로 버티는가가 관건이죠."

김혜수에게 연기자로서 터닝포인트는 김지운 감독의 '쓰리 메모리즈'다.

"오래 활동을 하다보면 업계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단단한지 느낄 때가 많아요. 김지운 감독은 편견에서 완벽히 자유롭죠."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감독이란 배우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보다는, 확신 속에 지휘를 하는 스타일이다.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타짜'의 최동훈 감독, 그리고 정지우 감독이 모두 배우 김혜수에게는 특별한 존재다.

"정지우 감독님과 크랭크 인 전에 약속했어요. 우리 촬영이 끝났을 때는 무엇인가 조그마한 것이라도 얻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자고요."

도약보다는 하루 하루 조금씩 앞으로 걸어나가는 배우 인생을 꿈꾼다는 김혜수. 그래서 김혜수의 다음 선택에 팬들은 더욱 큰 관심과 기대를 보내게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