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불꾸불 곱슬머리에 외모에는 무신경. 돈 아낀답시고 교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철면피.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연애관. 이 전대미문의 비호감 캐릭터는 사실 넓게 보면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내가 뭐 어때서"라는 자만심과 "내가 별로인 것 나도 알아"라는 콤플렉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갈대 같은 자의식. "세상이 공평할 거라는 편견을 버려. 우린 남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해"를 버릇처럼 되뇌는 미숙이다. 구박(驅迫)에는 위악(僞惡)으로 대응하는 이 천덕꾸러기를 지켜보고 있자면 어느 순간 애처로운 연대감을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 별점· 박찬욱 공화국에서 날아온 외롭고 웃긴 고해성사 혹은 장난질.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올해 가장 흥미로운 데뷔작이자 소심한 듯 하면서도 가장 대담하게 말거는작품! ★★★★ 이상용·영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