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10.22 09:55


"손예진과의 베드신 NG 없이 한번에 OK."

화제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에서 손예진과 찰떡궁합 연기를 선보인 김주혁. 그는 역시 프로였다. 그는 배우들에게 가장 어렵다는 베드신 촬영을 NG 없이 단 번에 끝냈다. 특히 손예진의 파격적인 노출이 처음이라 어느 때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작업이었다. 촬영 당시 송곳처럼 날 선 긴장감 속에서 손예진의 중요 부위를 정확한 계산에 맞춰 온 몸으로 자연스럽게 가려줘야 하는 연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 [사진=연합]
"베드신 찍을 땐 남자가 어색해 하면 안 돼요. 그럼 여배우가 더 어색해하기 때문에 NG도 많이 나고 힘만 들죠. 그래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그냥 시치미 떼고 정말 부부처럼 편하게 찍으려고 노력했죠. 예진씨 노출을 팔로 슬쩍 슬쩍 가리느라 더 힘들었던 같아요.(웃음)"

베드신 촬영이 여배우보다 남배우한테 더 어렵다는 속설을 이번에 제대로 경험한 셈이다.

그런데 김주혁손예진은 베드신 뿐만 아니라 촬영 전체에서도 NG가 거의 없을 정도로 최고의 앙상블을 선보였다. "리허설을 많이 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 NG가 별로 없더라고요." 두 배우 모두 영화 속 캐릭터 덕훈(김주혁)과 인아(손예진)로 살았기 때문이다. 김주혁은 어느날 갑자기 사랑하는 아내가 또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이중결혼을 요구하는 황당한 상황에 빠진다.

결국 불만 속에서도 이중결혼을 받아들이는 덕훈을 김주혁이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역시 보통의 한국 남성이기 때문이다.

"이해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100% 이해할 순 없었습니다. 직접 상황을 겪어보지 않으면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일까 그의 질투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다. 질투심에 휩싸여 잠깐 눈을 멀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감정들을 쏟아내는 연기를 하고 나면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이런게 연기하는 맛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김주혁은 보편적인 한국 남성들에게 이 영화의 매력을 소개했다. "많은 남성들이 진보적인 인아를 이해하려고 노력은 할 겁니다. 당연히 사회 곳곳에서 토론도 많이 생길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으니까 보면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단지 남자로서 열 받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으니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김주혁의 생생한 연기와 손예진의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아내가 결혼했다'는 23일 개봉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본지 기자 평점

단순한 남녀의 문제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시원하다. ★★★★ < 전상희 기자>

두 배우와 감독, 원작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는가? 재미있는 원작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다. ★★★★☆ <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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