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창하오 꺾고 'LG배 징크스'도 날려

○…일본 1인자 야마시타와 맞선 이창호는 대국이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가장 먼저 웃통을 벗어 젖혀 이채. 평소 몸에 열기가 많은 체질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각오가 남달랐던 것으로 해석됐다.

○…가장 먼저 끝난 바둑은 김형우 대 구리전. 이번 대회 최연소 8강 진출자인 김 三단은 박영훈이 보유 중인 세계 정복 최단 기록(4년7개월)과 이세돌의 최저단 우승 타이 기록 수립이 기대됐으나 중국 1인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20세로 2005년 8월 입단한 김형우는 대국이 끝나자마자 돌을 쓸어 담는 것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창호 대 구리, 박영훈 대 이세돌로 꾸며진 4강은 역대 LG배 사상 최강 진용이란 게 중론. 이세돌과 이창호는 한국 1·2위, 구리는 중국 1위이며 박영훈 역시 세 차례나 세계대회를 제패했던 강호다. 역대 전적에선 이창호가 구리에게 4승3패, 이세돌이 박영훈에게 15승12패로 각각 앞서있다.

○…박영훈 대 창하오전은 이번 8강전의 하이라이트란 당초 기대답게 쌍방 마지막 초읽기까지 몰리는 치열한 백병전으로 점철. 다른 판과 달리 이 바둑은 잔여시간도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면서 형세도 계속 춤을 추었다. 이 승리로 박영훈은 LG배에 유독 약하다는 징크스(8강 진출 1회)를 한 방에 날리며 대창하오전 역대 전적서도 다시 4승3패로 우세를 잡게 됐다.

○…이세돌이 일본의 '국제용 기사' 고노린을 상대로 초반 상대에게 많은 실리를 허용하자 관전객들은 모두 불안한 표정. 이세돌 본인도 점심시간 때 동료들을 향해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오늘 일찍 올라가야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간이해설 161·163 결정타… 흑 불계승

19…69, 54…72

백 8은 연구한 수. 흑 9로는 15도 있다. 백 26 때 흑의 응수가 어렵다. 46까지는 이런 정도인 듯. 흑 47부터 51까지 가벼운 행마. 흑 63은 의문으로, 67이 정수로 보인다. 백 82까지의 절충은 백이 약간 우세. 백 94는 100이 좋았다. 흑 95 이하의 수단이 의외로 강력해 113까지 흑이 만회했다. 118로 133을 먼저 선수하지 않는 바람에 흑 133이 놓여선 흑이 우세해졌다. 160은 문제수로 162가 옳았다. 흑 161, 163의 결정타로 승부가 결정됐다.

최규병 九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