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13회 LG배 세계기왕전] 끝내기 달인(達人)

〈제9보〉(138~148)=박영훈의 장기(長技)는 종반 계산능력이다. 8분의 1집, 16분의 1집…까지 계산해내는 신통력의 보유자로 소문이 났다. 동료 프로들도 판단이 아리송할 때는 "영훈이에게 물어보자"는 결론(?)을 내릴 정도라는 것. 완벽한 종반 산술로 바둑의 새 패러다임을 열었던 이창호조차 "박영훈의 끝내기 실력은 나보다 위"라고 말한다. 물론 진심은 알 수 없지만.

흑▲는 이 장면에서의 끝내기 요령. 142로 '가'로 버티면? 참고1도 흑 2 선수 후 10까지 바꿔치기가 되는데 물론 흑의 대득이다. 142 다음 흑 '가'의 권리를 남겨놓은 채 145, 147로 잡은 게 컸다. 148로 참고2도 1로 저항하는 것은 6까지의 수단을 발동, 상하의 백이 분리된다.

148의 보강이 불가피해 흑은 덤(控除) 정도의 소득을 중앙에서 선수로 챙겼다. 다음 눈이 가는 곳은 '가'의 곳. 백이 반대로 그곳을 차지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지금도 흑이 '나'에 두고 백 '다' 때 '라'로 단수쳐 나가는 수가 유혹적이다. 흑의 다음 수는 '가', '나' 둘 중 어디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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