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흑, 횡재(橫財)

〈제10보〉(149~154)=이 무렵 검토실에선 때아닌 '국제 연기(連棋)전'이 펼쳐졌다. 검토에 지친 한국 강동윤·홍민표 대 중국 추쥔(邱峻)·리캉(李康) 간의 편 바둑이 시작된 것. 한 수 당 10초짜리인 데다 양국 청년기사들 간의 경쟁의식까지 겹쳐 박진감은 만점이었다. 각국 프로들이 일제히 둘러싼 채 관심을 보이자 "이쪽이 메인 게임인 모양"이란 우스개까지 나왔다. 결과는 1대1 무승부.

숙제부터 풀어보자. 149로 참고1도 1, 3은 성립하지 않는다. 8까지 회돌이 축. 앞서 미리 두어놓은 ?의 효과다. 150으론 참고2도 1로 때리고 8까지 처리하는 게 옳았다. "그랬더라면 흑이 약간은 좋지만 고생을 각오하고 있었다"(박영훈). 쌍방 최선의 마무리를 상정할 때 흑의 1집 반 정도 우세란 결론이 내려졌다.

151은 가위 '횡재'급이었다. 백은 152 다음 흑 '가', 백 '나', 흑 153, 백 '다'의 일방적 수순을 그리고 있었다. 153이 놓이자 머리를 흔들던 왕야오, 154로 또 다시 묘한 곳에 치중해왔다. 흑도 응수가 까다롭다. 침착하게 응수하지 않으면 소동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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