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알고 보면 디자인 박물관"

"버락 오바마도 '소박한 걸작(humble masterpiece)'이잖아요."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5일 한국을 찾은 파올라 안토넬리(Antonelli·사진) MoMA 건축·디자인부 수석큐레이터는 오바마에 빗대 찬란한 작품에 가려진 소박한 사물의 진가를 강조했다. 안토넬리는 2004년 MoMA에서 개최한 '험블 마스터피스(Humble Masterpieces)'전 기획자. '아트 리뷰'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계 인사 100인에 선정된 유명인사다.

그녀는 "가장 아름다운 사물은 가장 작은 상자 안에 있다는 말을 염두에 뒀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사람들에게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해 시도한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는 열악한 상황에서 출발했다. 2004년 맨해튼에 있던 MoMA가 리뉴얼을 위해 퀸즈로 잠깐 옮겼을 때 열렸다. 예산 부족으로 카탈로그도 없었다. 달랑 포스터 11개가 전부. 하지만 관람객의 성원은 뜨거웠다.

100개 전시작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는 뉴욕의 상징이 된 슬로건 'I♥NY'을 들었다. "1976년 밀턴 글레이저(Glaser)가 냅킨에 낙서로 휘갈긴 도안이 범죄로 악명 높았던 뉴욕의 이미지를 확 바꿨죠. 글레이저는 누구나 이 문구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

아직 '걸작' 안에 한국 제품은 없다. 그에게 한국에서 발견한 소박한 걸작을 묻자 "T머니와 고가구"라고 답했다.

"아이들이 전시를 보고 돌아가서 '엄마, 알고 보니 우리집이 박물관이네!' 하고 말하면 이번 전시는 성공이에요. 디자인에 대한 작은 이해의 씨앗을 뿌리는 게 목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