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이달 말 개막할 예정이던 마르셀 뒤샹(1887~1968)의 개인전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뒤샹의 대표작 60여 점을 전시하기 위해 2~3년 전부터 뒤샹의 유족, 뒤샹 재단 등과 꾸준히 접촉해왔다. 이 전시회는 지난 7일 해임된 김윤수(72)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김 관장 재임 중이던 지난 2005년 뒤샹의 작품 〈여행용 가방〉을 구입했으나 ▲작품의 진위가 의심스럽고 ▲지나치게 비싼 값에 구입했다는 논란이 일어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결국 지난 7일 김 관장에게 "〈여행용 가방〉 구입과정에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여행용 가방〉 논란과 감사로 인해 해외 미술관과 업무 협조가 매끄럽지 못해 전시 일정을 맞출 수 없었다"며 "다만 전시 연기는 김 관장이 해임되기 전에 결정된 일로, 김 관장 해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