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쎈돌의 후회

〈제3보〉(28~41)=고노린(河野臨)은 이세돌보다 두 살이 많은 27세. 며칠 전 일본 랭킹 5위 기전인 천원 타이틀 4차 방어전이 시작됐다. 이틀에 걸쳐 두는 3대 메이저기전 우승 경력은 아직 없다. 한국 또는 대만 출신이 아닌 순 일본산 기사란 '희소성' 때문에 국가대항전에 단골로 나간다. 올해만 해도 마인드스포츠대회 단체전(동메달)과 농심배(첫 판서 중국 퉈자시에 패해 탈락) 등에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나 좋은 성적은 올리지 못했다.

30은 좌변 경영을 꾀할 때 쓰는 상용의 맥점. 하지만 이세돌은 국 후 "30에 앞서 먼저 참고도 1, 2의 교환이 반드시 필요했다"며 크게 자책했다. 흑 2를 생략할 수 없을 때 A의 막음, B의 붙임, C의 봉쇄 중 한 곳을 노렸어야 했다는 것. 백 1이 있고 없고는 이후 중앙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32 때 33에 빠지는 것도 정석의 일종. 그러면 40까지는 자주 등장하는 절충이다. 여기서 흑이 8분여를 숙고한 끝에 41을 차지했다. 이 수는 하변 백진으로의 침투, '가'의 준동 등 여러 수단을 노리고 있다. 이런 점을 놓치지 않는 것을 보면 고노린의 실력도 결코 만만치 않다. 표정이 솔직한(?) 축에 속하는 '쎈돌'(이세돌의 별명)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