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책·그림에 뒤덮인… 만추(晩秋)의 파주

"동네에 서점이 없다!" 책 소비 감소와 더불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중·소형 오프라인 서점들. 책을 사려면 시내에 있는 대형서점에 가거나 인터넷을 뒤져야 한다. 남아있는 서점도 대형서점과의 경쟁에 밀려 차츰 쓰러져가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문제를 절감한 출판업계가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기회를 갖기로 했다. 11월19일부터 21일까지 '아시아출판의 미래―경쟁 속의 협력방안'을 주제로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리는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에서다.

올해로 세 번째인 이번 포럼에는 헬가 피히트 훔볼트대 한국학과 교수, 루이자 어멜리노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서평담당 편집이사, 칼 퍼스 국제서점연맹(IBF) 회장, 가가와 히로시 일본 IBC그룹(출판·서점) 대표이사, 강응천 출판기획 문사철 대표 등 10개국 30여 명의 출판전문가들이 참석해 최신정보와 경험을 교환하고, 아시아 출판산업의 현상과 좌표를 점검하며, 협력의 지혜를 모을 계획이다.

이들은 뜬구름 잡는 논쟁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구체적 방안을 실천할 수 있는 '오프라인 중·소형 서점 회생운동'을 집중 논하기로 했다. 연사로 참여하는 제니스 입 홍콩 삼련서점 이사는 미리 내놓은 발표문에서 "홍콩 서점들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들려주기나 생일잔치를 열어 차세대가 서점을 가까이하고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게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점들이 모든 계층에 다가가기 위해 도서박람회를 쇼핑몰이나 학교에서 여는 일도 흔하다"며 "실제로 도서박람회는 단순한 책 전시회가 아니라 축제나 카니발 같은 분위기여서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여름행사 중 하나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두영 출판도시문화재단 코디네이터는 "독일에선 소형 서점들도 자기들만의 홈페이지를 운영해 온라인 주문과 배달을 하고 있다"며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피닉스 서점은 주기적으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폭 1.5m 쇼윈도를 장식하는 데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김혜경 푸른숲 대표이사는 이번 포럼에 대해 "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이니 현장감과 자극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뛰는 편집자나 디자이너, 서점 운영자들에게 유용한 포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31)955-0062


◇11월19일부터 12월21일까지 특별기획전시 《한국의 젊은 북디자이너 20인 전》과 《여기, 북시티의 자존심 전》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 갤러리 지지향에서 함께 열린다. 북디자이너 20명의 대표작품 및 파주출판도시 출판사들이 스스로 고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