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감독상 후보 5명

충무로 빛낸 올 최고 메가폰은? 어려운 여건 뚫고 땀과 열정으로 현장 누벼…좋은 작품 만든 5명 경쟁   '2008년 최고의 영화를 만든 사람은 누구?' 한국영화 침체기라는 20008년에도 어김없이 좋은 영화들은 탄생했다. 점점 어려워지는 영화계 현장과 험난한 경제적 상황을 뚫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감독 모두에게 청룡의 트로피를 줄 수는 없는 법. 올해 최고의 영화를 연출한 다섯 명의 감독중 한 명에게만 청룡의 영광이 돌아간다.

▶'신기전' 김유진

시나리오 작업에만 4년 뚝심 - 끈기로 흥행 대박

사극 영화 '신기전'을 연출한 김유진 감독은 노미네이트된 감독 중 최고령이다. 20~40대 감독들이 넘치는 충무로에서 여전한 노익장을 과시하며 현장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330만명 이상을 불러모은 '신기전'은 김유진 감독의 역작이다. 시나리오 작업만 무려 4년이 걸릴 정도로 공을 쏟은 작품으로 김 감독의 뚝심과 끈기가 돋보였다. 특히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요 소재로 떠오른 팩션을 한국형으로 완성시켜 처음 성공시킨 작품이다.

영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금홍아 금홍아' '약속' '와일드 카드' 등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해온 김 감독이 영화 현장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을 주고 있다.

▶'놈놈놈' 김지운

톱스타 3명 동시 캐스팅 한국형 블록버스터 완성

올해 최고 흥행작인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하 놈놈놈)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스타 감독. 톱스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을 한 작품에 출연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파워 감독 중 하나다.

칸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해외에 선판매 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놈놈놈' 열풍을 일으킨 김 감독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먹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완성시켰다. 제작비 200억원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받은 김 감독은 해외 러브콜에 차기작을 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코미디 '조용한 가족' '반칙왕', 공포 '쓰리' '장화 홍련', 느와르 '달콤한 인생' 등 장르를 불문하고 웰메이드 영화를 만들어왔다.

▶'크로싱' 김태균

수차례 촬영 중단 딛고 탈북자 - 북한 실상 극화

탈북자와 북한의 실상을 극화한 '크로싱'의 김태균 감독은 전작들과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으로 충무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상업영화로서 다루기 어려운 북한 소재를 용기있게 추진한 김 감독은 이 영화의 완성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만 하다. 영화 제작 중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에 봉착해 촬영 중단이 수차례 반복됐지만 주연 차인표와 함께 신념과 용기로 끝까지 완성시켜 기적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게다가 북한의 실상을 가족애를 통해 리얼하게 그려내는 높은 완성도까지 보였다.

'키스할까요' '화산고'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김 감독은 '크로싱'을 통해 연출로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세븐데이즈' 원신연

스릴러 장르 업그레이드 완성도 - 흥행 두토끼 잡아

영화 '세븐데이즈'로 한국형 스릴러 장르를 진일보시킨 원신연 감독은 완성도와 흥행성공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데뷔전부터 충무로 기대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끌었던 원 감독은 줄곧 개성적인 색깔의 영화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대중적 흥행과는 거리가 다소 멀었다.

원 감독은 '세븐데이즈'에서 자신의 연출 스타일과 대중성까지 겸비하는 완숙한 연출력을 선보이며 첫 흥행포를 날렸다. 영화 제작 중간에 원감독이 투입되는 등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개성 넘치는 연출과 정확한 제작운영으로 기획 영화의 완성판을 만들었다. '가발' '구타유발자들' 등을 연출한 원 감독은 이번을 계기로 중견감독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생순' 임순례

끊임없이 작품 만들어내는 스크린 우먼파워 선두주자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으로 생애 최고 순간의 맞이한 임순례 감독은 충무로의 여성 파워를 대표한다.

여성 감독이 극소수인 충무로에서 끊임없이 작품을 하는 몇 안되는 여성 영화인이다.

그동안 좋은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왔지만 매번 흥행의 여신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임 감독은 '우생순'으로 첫 흥행 홈런을 날렸다.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보여오던 임 감독 특유의 사실적이고 따뜻한 시선에 대중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세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연출한 임 감독은 '우생순'을 통해 여성 감독들의 대표로 완벽히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