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 5명

 

　② 여우조연상 부문은 남우조연상보다 트로피의 행방을 더욱 알 수 없다. 연기파로 입증된 중견 연기자 2명과 신예 3명의 대결이다.

'세븐데이즈'의 김미숙은 이중적인 모성애를 잘 표현해 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TV와 영화에서 차분하고 우아한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김미숙은 기존 연기에 추가해 공격적인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무방비 도시'를 통해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 김해숙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브라운관에선 어머니 연기의 달인이지만 영화에선 소매치기의 달인으로 출연했다. 김해숙은 날카로운 눈빛 연기와 액션까지 선보이는 노익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출산으로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리고 있는 김지영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감초 연기로 웃음을 담당했다. 밝은 미소와 꺾이지 않는 의지로 영화 전체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두배의 기쁨을 누릴지 기대된다.

키치 영화 '다찌마와 리'의 박시연은 처음으로 정극이 아닌 코미디 영화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에 잘 스며들어 류승완 감독이 원하는 옛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박시연은 멜로에서 코미디까지로 자신의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

'추격자'의 서영희는 영화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지만 대신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얻었다. 서영희는 팔다리가 묶인 채 차가운 바닥을 뒹구는 육체적 어려움과 죽음을 눈앞에 둔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하나의 트로피를 향한 경쟁은 배우들에겐 긴장되는 순간이지만 10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을 지켜보는 영화 팬들에겐 즐거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