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살아있는 역사 '청룡 기네스'..최진실 최다 수상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청룡영화상은 긴 역사만큼 재미있고 다양한 진기록들이 넘친다.

영원한 청춘스타 신성일은 청룡의 최다 인기스타상 수상자다. 1963년 제1회 청룡영화상부터 10회까지 10연속 인기스타상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60년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신성일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끈 대표배우다. 1974년부터 15년 동안 청룡영화상이 열리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그의 기록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다. 당분간 신성일의 청룡 기록은 난공불락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성일은 남우주연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여배우 중 인기스타상 최다 수상자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 최진실이다. 그녀는 청룡영화상이 부활한 1990년부터 95년까지 6년 연속 수상했다. 97, 98년에도 인기스타상을 거머쥐어 총 8회를 수상했다. 1990년 '남부군'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최진실은 그해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톱스타의 기반을 다졌다.

최진실은 청룡 수상 가족의 멤버이기도 하다. 동생 최진영이 1991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로 신인남우를 수상해 2년 연속 남매가 청룡신인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외의 청룡 수상 가족에는 최무룡(특별상 남우조연상 남우주연상 인기스타상)-최민수(남우조연상 인기스타상) 부자, 허장강(남우조연상)-허준호(남우조연상) 부자, 이만희(감독상)-이혜영(여우조연상) 부녀 등이 있다.

청룡영화상의 '그랜드슬래머'로는 장동건이 유일하다. 그는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태극기 휘날리며) 남우조연상(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신인남우상(패자부활전) 인기스타상 등 배우가 받을 수 있는 전 부문에서 수상한 단 한명의 배우. 97년 '패자부활전'의 신인상 이후 8년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그랜드슬램의 마지막인 남우주연상(2004년)을 수상한 장동건은 "이 상만은 꼭 받고 싶었다"고 무한한 기쁨을 솔직히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청룡영화상은 다양한 진기록 만큼이나 배우들의 진심 어린 수상 소감으로도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의 '밥상 소감'은 각종 패러디가 쏟아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나문희는 "메주를 오래 두면 좋은 장맛이 나듯 오래 있다 상을 받으니 더욱 기쁘다"는 '메주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됐다. 개그맨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심형래는 "100편 가량 영화에 출연했는데 영화제는 처음"이라며 감개무량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