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김윤석-손예진, 남녀주연상 수상

 

그녀의 눈웃음에 모두가 두번째 결혼을 허락했고, 청룡의 여왕자리까지 넘겨줬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두번 결혼하는 아내 역할을 한 손예진이 여우주연상의 환희를 맛봤다. 손예진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아 최고의 여배우가 됐다.

특이한 여성 심리를 자연스럽게 소화한 공효진(미쓰 홍당무), 월드스타로 두번째 여우주연상에 도전한 김윤진(세븐데이즈), 몸 사리지 않은 연기로 관객의 눈물을 쏙 뺐던 문소리(우생순), 한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수애(님은 먼곳에) 등 후보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은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한꺼번에 두명의 남편을 갖는 것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끔 만들었다. 미워해야하는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연기를 펼쳤다.

지난 2003년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이후 청룡과는 인연이 없었던 손예진은 이번 수상으로 명실공히 영화계의 '퀸'이 됐다.

손예진은 믿기지 않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후보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수상가능성이 1％라도 있지 않나하고 소감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상을 받는 모습이 상상이 안됐다. 취화선 영화를 찍었을 때 최민식 선배님이 열심히 말고 잘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도 무서운 얘기다. 저는 요즘 스물일곱에 여배우로 살아가는게 쉽지 않다고 고민하고 방황하고 있었는데 정신차리라고 이 상을 주신 것 같다. 앞으로 훌륭한 연기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은 '추격자'의 김윤석에게 돌아갔다. 진짜 악덕 포주같은 리얼한 연기, 몸을 아끼지 않는 열정에 김주혁(아내가 결혼했다) 설경구(강철중:공공의 적 1-1) 송강호(놈놈놈) 이병헌(놈놈놈) 하정우(추격자)를 제치고 김윤석에게 청룡의 트로피가 돌아갔다.

'영화는 영화다'의 강지환과 소지섭, '용의주도 미스 신'의 한예슬이 각각 남녀신인상을 수상했고, 설경구 정우성 손예진 김하늘이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세븐데이즈'의 박희순, 여우조연상은 '우생순'의 김지영에게 돌아갔다. 또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