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청룡영화상 트로피의 주인을 찾는 과정은 가시밭길이었다.
시상식을 4시간여 앞둔 20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모처에 모인 9명의 심사위원들은 3시간 가까이 격론을 펼치며 주요 부문의 수상자(작)들을 선정했다.
남녀주연상은 지난해엔 별다른 이견없이 송강호, 전도연으로 결정됐지만 올해는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다. 특히 남우주연상엔 이례적으로 6명이 후보에 올라 심사위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김윤석 하정우 이병헌 김주혁 등이 1, 2차 투표에서 골고루 득표했으나 결국 3차 투표에서 '추격자'의 김윤석이 5표를 얻어 남우주연상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김윤석과 하정우를 놓고 저울질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심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의 유일한 3차 투표였다.
여우주연상은 토론과정에서 손예진 공효진 김윤진의 3파전으로 나뉘어 2, 3차 투표를 예상했으나 의외로 손예진이 1차 투표에서 6표를 얻어 '청룡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심사위원 대부분이 공효진과 김윤진의 연기에 대해 호평했으나 아쉽게도 트로피는 손예진에게 돌아갔다.
남우조연상은 고창석과 박희순, 엄태웅의 대결로 2차 투표까지 갔지만 결국 박희순의 손이 올라갔다. 여우조연상은 최근 첫 아이를 낳은 김지영에게 돌아가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신인남우상은 심사위원들이 '영화는 영화다'의 강지환 소지섭 두 배우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심사위원장의 중재를 거쳐 만장일치로 공동수상을 결정했다. 신인여우상 역시 오랜 토론이 이어졌다. 한예슬과 서우를 놓고 심사위원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트로피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특히 한예슬의 스타성과 서우의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던 심사위원들은 결국 한예슬을 선택했다. 한 심사위원은 "서우의 발견은 한국영화계에 축복이다. 아깝게 신인상을 놓쳤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종심사의 심사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위원장이 맡았고, 이영희(드라마 PD) 조혜정(수원대 교수) 조진희(숙명여대 교수) 정이현(소설가) 송해성(영화감독) 장윤현(영화감독) 김대승(영화감독) 강일홍(스포츠조선 엔터테인먼트부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